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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에서 울다』 청촌방앗간 한달한권 독서 모임 후기

모지완주: 느리게 완주해부러 2025. 4. 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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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읽은 책이었다.
그런 줄 알았다. 기억이 잘 못 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읽은 책이 아니기도 했다.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지난 3월 21일과 28일, 『H마트에서 울다』를 주제로 한 독서 모임에 참여하며 나눈 이야기와 감정들을 기록합니다. 이 모임은 단순히 책의 내용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각자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며 깊은 공감과 통찰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H마트에서 울다

모임의 주요 논의와 감상

1. 모녀 관계와 세대 간 갈등

책에서 가장 두드러진 주제는 모녀 관계였습니다. 참석자들은 각자의 부모님과의 관계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울긴 왜 울어? 니 엄마가 죽은 것도 아닌데"라는 문장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는 한국적인 정서와 감정 표현의 억제 문화에서 비롯된 익숙한 대화 패턴으로, 참가자들 대부분이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 한 참석자는 "엄마가 항상 강하게 보이려고 했던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하며, 어머니 세대가 겪었던 생존의 어려움과 그로 인해 형성된 강인함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 또 다른 참석자는 "엄마와의 갈등 속에서도 엄마만이 줄 수 있는 위로와 사랑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책 속 어머니의 모성이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2. 음식과 기억

음식은 이 책에서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합니다. 참석자들은 각자에게 의미 있는 음식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한 참석자는 "엄마가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해주셨던 닭볶음탕이 떠오른다"며, 음식이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가족 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임을 강조했습니다.
  • 또 다른 참석자는 "김치나 미역국처럼 계절마다 만들어주신 음식들이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한다"고 말하며, 음식이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3. 상실과 애도

책에서 다룬 어머니의 죽음과 그로 인한 상실감은 많은 참가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특히 "건강한 사람의 몸속처럼 자궁 속처럼 느껴지는 찜질방 장면"은 애도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꼽혔습니다.

  • 한 참가자는 "엄마를 잃는다는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났다"며, 책을 읽는 내내 엄마에게 더 다정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 또 다른 참가자는 "슬픔은 뜬금없이 찾아온다는 구절에서 공감했다"며,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슬픔의 무게를 이야기했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나눈 개인적인 이야기들

모임에서는 책과 관련된 각자의 경험도 자연스럽게 공유되었습니다.

1. 엄마와의 대화

참석자들은 어머니에게 들었던 인상 깊은 말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한 참석자는 "엄마는 너를 믿는다"는 말을 들으며 책임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 또 다른 참석자는 "밥 먹고 자라, 기운 떨어진다"는 시어머니의 따뜻한 한 마디가 지금도 큰 위로로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2. 세대 차이

참석자들은 부모님 세대와 자신의 세대 간 차이를 이야기하며, 부모님이 겪었던 시대적 어려움에 대해 다시금 이해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 한 참석자는 "엄마는 생존이 최우선인 시대를 살았지만, 나는 정서적 여유를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서로 다른 기대치가 갈등으로 이어졌던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독서 모임 후 느낀 점

이번 독서 모임은 단순히 책 내용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각자의 삶과 연결 지으며 깊은 공감과 위로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H마트에서 울다』는 우리 모두에게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고, 가족 간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특히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기억과 사랑, 상실을 이야기한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참석자들 모두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공감하고 위로받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모녀 관계와 공감의 순간들

"H마트에서 울다"는 특히 모녀 관계의 복잡성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 "엄마는 나의 대리인이자 기록 보관소였다"라는 인상적인 문장은 엄마라는, 희로애락을 모두 제공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간관계의 본질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자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어머니와의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나눴습니다. 특히 35페이지의 "울긴 왜 울어? 니 엄마가 죽은 것도 아닌데"라는 구절은 한국 어머니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표현한 부분으로, 여러 참여자들에게 강한 공감을 일으켰습니다.

음식을 통한 기억과 문화적 연결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음식을 통해 문화와 정체성, 그리고 엄마와의 추억을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가족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음식들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닭볶음탕", "김치", "떡국" 등 한국 음식들이 각자의 가족 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가족의 역사와 정체성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한 참여자는 "음식이란 유물이에요. 아빠 가시고 나서 아빠가 뭐 좋아했던 음식 하면 아빠 생각나고 시어머니가 뭐 잘 드셨던 건 시어머니 생각나고..."라고 표현했습니다.
 

제 생일날 제가 미역국을 끓였어요. 엄마를 위한 미역국을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건 내가 얻어먹을 음식이 아니라 엄마에게 해주고 싶은 음식이더라고요,

인상적인 구절과 여운

독서모임 참가자들이 특히 감명 깊었던 구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너의 10%는 따로 남겨 두어라. 누군가를 아무리 깊이 사랑하더라도... 항상 10%는 남겨두어라."
  • "엄마는 죽어가면서도 나를 위로했다. 엄마의 모성이 공포를 제압한 거야."
  • "엄마는 나의 대리인이자 기록 보관소였다"

특히 작가가 찜질방에서 느꼈던 "건강한 사람의 몸속처럼, 자궁 속처럼" 있는 듯한 느낌을 묘사한 부분은 엄마의 품으로 돌아간 듯한 감각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살아가기와 죽어가기에 대한 철학적 고찰

책에서 다루는 '살아가기'와 '죽어가기'의 테마는 독서모임에서 철학적 토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삶이란 결국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이지만, 그 유한함을 인식하지 못한 채 무한한 것처럼 살아가는 인간의 모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부족하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만의 방법으로 가장 구체적인 방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나만의 엄마"라는 표현처럼, 책은 불완전한 관계 속에서도 찾을 수 있는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마무리하며...

"H마트에서 울다"는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 모녀 관계, 문화적 정체성,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가족 관계를 돌아보고,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 참가자의 말처럼 "모든 모녀의 관계가 다 배경이 다르지만, 모녀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공감을 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책에서는 음악 또한 이야기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이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독서를 하면 또 새로운 느낌입니다.
이 H마트에서 울다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독서하시면서 깊고 느리게 읽어보세요!
<H마트에서 울다 플레이리스트>


 
좀 결이 다르면서도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가 떠 올라서 이야기도 좀 나누며 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
그 영화는 바로 에에올!입니다. (평점은 무시하세요!!! 내가 보고 내가 느끼는 것이 바로 평점입니다. 전 백점만점에 백점짜리 영화에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다음 독서 모임 주제
모임 말미에는 다음 책으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선정하며 기대감을 나눴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 모임 <작별하지 않는다>는 4월 11일 진행 예정입니다.
참여 및 참석 문의는 청촌방앗간으로 해주세요~
https://www.instagram.com/cheongchon_m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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